Bubbles In Space

센티넬버스

이명이 들렸다. 폭주의 전조였다. 안 돼. 짐은 떨리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내려쳤다. 볼이 불타듯 후끈거렸지만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한계에 다다른 몸이 무너지고 있었다.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맥박이 뛰는 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크게 울리고 있었다. 미지근한 코피가 인중을 타고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짐은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줬다. 의식이 점등처...

두통이 심했다. 동이 들이킬 때까지 들이킨 스카치위스키 탓이었다. 스카치는 어비시안 행성의 특산품으로 매해 생산되는 수가 한정되어 있어 희소성이 높은 상품이었다. 열한 살에 처음으로 알코올의 맛을 알고 파란만장한 소년기를 거치며 은하계의 온갖 술을 섭렵했다는 까진 꼬맹이, 제임스 커크 역시 귀동냥으로 듣기만 했을 뿐. 입에 대본 적은 한 번도 없는 귀한 술...

지옥 같은 밤이었다. 수백의 적군에게 둘러싸여 빗줄기처럼 쏟아지는 총탄 소리를 들어야 했다. 콜리어는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죽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이제껏 그는 수많은 전투를 치러왔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적도 있었고, 죽음의 문턱을 넘을 뻔 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매번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 다음 전투를 준비하곤 했다. "또 신의 부름을 못 받았네요." 그...